제3시집 · 이 화려한 침묵

초대/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2. 9. 1. 20:19

 

 

    

    초 대

 

    정숙자

 

 

  사랑하는 이여

  저 혼자의 가을 속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응접실엔

  국화꽃

  뜨거운 커피

  푸른 하늘 잘 보이도록

  유리창도 말끔히 닦겠습니다

 

  이 가을엔

  현실과 고뇌

  그런 얘긴 않기로 해요

  더 이상 아름다울 수 없는

  삶의 주제

  사랑 말고는…

 

  국화 옆엔

  허리 긴 술잔

  새로운 와인도 놓겠습니다

 

  가을은

  내년, 내 후년에도

  변함없이 다시 오지만

  우리의 청춘은 나그네니까

                                          

  사랑하는 이여

  저 혼자의 시간 속으로

  당신의 시간을 초대합니다.

 

    -------------

   * 시집 『이 화려한 침묵』에서/ 1993. 4. 26.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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