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사
전윤호
이미 떠난 사람 꿈은
깨면 한 구석이 허전하지
아침 약이 늘고
매일 깜빡하는 머리도 비어가는 중
한 번에 끝나는 이사는 안 돼
빚이 남았거든
서둘지 않아도 갈 집은 비어 있으니
조금씩 짐을 옮기네
슬픔을 상자에 넣어 옮겼으니
오늘은 많이 가벼워
조금만 더 머물렀으면
그러니 재촉하지 말렴
가난해도 버릴 수 없는 것들이
아직 많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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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사람』 2020-봄호 <peom & poetry> 에서
* 전윤호/ 1991년『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정선』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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