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이상재/ 문효치

검지 정숙자 2019. 12. 27. 16:14

 

    이상재

 

    문효치

 

 

  그대를

  대나무에 비유하는 것은 죄송한 일이다

  소나무나 국화에 비기는 일도 송구할 뿐이다

 

  흰 두루마기 펄럭이며

  황해도 어디쯤 걸어갈 때

 

  조선의 모든 땅이

  울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

 

  산천이 그냥 산천으로 있지 않고

  묵언의 전설을 깨워 일으킨다

 

  푸르스름한 전설 속에 길이 나 있다

 

  참나무 기둥 같은

  또는 천둥 사이로 쏟아지는 섬광같은

  빳빳한 정신이 세워져 있다

 

  청빈은 그 변두리쯤에서

  반짝이고 있다

 

  반짝임 곁에

  그대의 음성 두런두런 들려온다

 

   --------------

  * 시집 『어이할까』에서/ 2019. 11. 4. <현대시학사> 펴냄

  * 문효치/ 1966년《서울신문》&《한국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별박이자나방』『모데미풀』등,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이사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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