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말
김현숙
새 한 마리
새벽 옆을 지나다가
화정천동로1안길 19 창문 안으로
"하, 하, 하" 말을 던진다
내 생애 푸른 나무였을 때
머리 위 날아다니던 그 노랫말
가파른 고갯길 올라갈 때는
내 속 졸졸 흘러내린 눈물인데
오늘은 무슨 말일까
노래를 지나 슬픔을 돌아온
웃음소리인가
밤새 닦아둔 맑은 해 옆으로
스치는 저 짱짱한 목소리
푸른 말씨 한 줄
천지간에 저 새가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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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아들의 바다』에서/ 2019. 6. 30. <시와시학> 펴냄
* 김현숙/ 1947년 경북 상주 출생, 1982년『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유리구슬 꿰는 사람』『소리 날아오르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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