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시인의 시

물고기의 노래/ 황병승

검지 정숙자 2019. 7. 27. 16:01

 

    물고기의 노래

 

    황병승(1970-2019, 49세)

 

 

 

 

  어항 속 물고기는 듣는다

  창가에 흐르는 새의 노래와

  "안녕하시오 물고기 선생"

  새의 인사를

 

  물고기는 답례한다

  아가미를 움찔거리며

  물 풍선 두 개.

 

  어항 속 물고기는 듣는다

  창가에 넘쳐흐르는 새의 노래와

  "당신도 노래를 아시오?"

  새의 질문을

  물고기는 듣는다

  "수고하시오 물고기 선생"

  새의 작별을

 

  물고기도 답례한다

  지느러미를 흔들며

  물 풍선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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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트랙과 들판의 별』에서/ 2007.9.7. 초판 1쇄, 2008.11.17 초판 4쇄 <(주)문학과지성사> 발행

  * 황병승/ 1970년 서울 출생, 2003년『파라21』에「주치의 h」외 5편의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시집『여장남자 시코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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