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시인의 시

석양(夕陽) 외 1편/ 오장환

검지 정숙자 2018. 5. 11. 02:21

 

 

    석양(夕陽) 외 1편

 

   오장환(1918-1951, 33세)

 

 

  보리밭 고랑에 드러누워 

  솟치는 종다리며 떠가는 구름장이며

  울면서 치어다보았노라.

 

  양지짝의 묘지는

  사랑보다 다슷하고나

 

  쓸쓸한 대낮에

  달이나 뜨려무나

  조그만 도회의 생철지붕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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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노래

 

 

  나의 노래가 끝나는 날은

  내 가슴에 아름다운 꽃이 피리라.

 

  새로운 묘에는

  옛 흙이 향그러

 

  단 한번

  나는 울지도 않았다.

 

  새야 새 중에도 종다리야

  화살같이 날아가거라

 

  나의 슬픔은

  오직 님을 향하여

 

  나의 과녁은

  오직 님을 향하여

 

  단 한번

  기꺼운 적도 없었더란다.

 

  슬피 바래는 마음만이

  그를 좇아

  내 노래는 벗과 함께 느끼었노라.

 

  나의 노래가 끝나는 날은

  내 무덤에 아름다운 꽃이 피리라.

     -전문-

 

 

   * 블로그주 : 이 시의 게재지에 「석양」과 「나의 노래」가 한 편으로 실렸기에 분리 수록하였음을 밝힙니다. (참고문헌: 한국대표시인100인선집 24/ 吳章煥 詩選 | 오장환 『병든 서울』/ 1991년 11월 15일 초판발행/ 지은이: 오장환/ 펴낸이: 박혜숙/ 펴낸곳: 미래사/ (값 3,000원)//  편집위원: 고 정한모(전 서울대 국문과 교수), 권두환(서울대 국문과 교수), 최동호(고려대 국문과 교수), 권영민(서울대 국문과 교수)//  편집실무위원: 이희중(고려대 박사과정), 이명찬(아주대 강사), 류보선(서울대 강사), 송기한(경원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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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문학』 2018-5월호 <기획특집_탄생 100주년의 시인들 下>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