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엄마와 내가 아직 이 세상에 오지 않았을 때/ 이원

검지 정숙자 2017. 9. 24. 22:47

 

 

    엄마와 내가 아직 이 세상에 오지 않았을 때

 

      이원

 

 

  손톱달 뼈에 나란히 걸터앉아 물었지

 

  이렇게 작고 연한데 어떻게 엄마가 되려고 해?

 

  바보

  말랑말랑한 콩알을 알아버렸잖아

 

  콩알?

 

  넌 몰라도 돼

  다음 생이 끝날 때까지

 

  손톱달엔 엄마와 나

  단둘이였다

 

  삐걱삐걱 소리가 났다

  젖어 있었다

 

  푸른색이 연해지자 

  안겨 있었다

 

  자장자장

 

  엄마와 내가 함께 흔들린

  마지막 순간이었다

   

    --------------

  * 시집『사랑은 탄생하라』에서/ 2017. 8. 25. <(주)문학과지성사> 펴냄

  * 이원/ 1968년 경기도 화성 출생, 1992년 『세계의문학』으로 등단, 시집『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불가능한 종이의 역사』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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