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그 누군가/ 최광호

검지 정숙자 2011. 2. 24. 01:56

   그 누군가


     최광호



  서울 서대문 감옥

  그 누군가

  찬 마루에 새겨 논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기상나팔 소리와 함께

  오늘도

  읽어보는 시간

  나는 생존을 확인한다


  높은 창문으로

  하늘이 들어온다


  한 평 반 감옥방에

  온종일 앉아서

  외롭지 않게

  낮에는 하늘을 바라본다

  밤에는 별을 바라본다


  늙은 부모님, 어린 자식이

  보고프면

  언덕에 소나무를 본다.                     

                                     -198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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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꽃으로 피다』에서/ 2010.12.20<한강출판사>펴냄

  *최광호/ 경남 고성 출생, 1961년 시집『분노의 영토』와《서울신문》,

          《한국일보》, 《경남일보》로 작품 활동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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