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시집 · 열매보다 강한 잎

<시여, 다시 희망을 노래하라!> 낭독_시/ 무인도 :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6. 8. 19. 02:03

 

  

 < 시여, 다시 희망을 노래하라! > 낭독_ 시

 

 

      무인도

 

      정숙자

 

 

   서푼짜리 친구로 있어줄게

   서푼짜리 한 친구로서 언제라도 찾을 수 있는

   거리에 서 있어줄게

   동글동글 수너리진 잎새 사이로

   가끔은 삐친 꽃도 보여줄게

   유리창 밖 후박나무

   그 투박한 층층 그늘에

   까치 소리도 양떼구름도 가시 돋친 풋별들도

   바구니껏 멍석껏 널어 놓을게

   눈보라 사나운 날도

   넉 섬 닷 섬 햇살 긴 웃음

   껄껄거리며 서 있어줄게

   지금 이 시간이 내 생애에 가장 젊은 날

   아껴아껴 살아도 금세 타 내릴

   우리는 가녀린 촛불

   서푼짜리 한 친구로

   멀리 혹은 가까이서 나부껴줄게

   산이라도 뿌리 깊은 산

   태평양이 밀려와도 끄떡없는 산

   맑고 따뜻하고 때로는 외로움 많은

   너에게 무인도로 서 있어줄게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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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소: 수원 라마다 호텔

   * 시간:  2016.8.20-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