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삼우제/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1. 1. 22. 01:49

 

      

    삼우제

 

    정숙자



  
사진틀에 난

  까아만 철길


  
골목 골목

  흩어진 발자국

  한 점도 흘리지 않은

  저승의 그 길


  
소금쟁이, 풀무치, 실바람…

  축전처럼 쇄도하는 추억


  깊거나

  얇거나

  잔디 밑 한 치


  
종 울리면 누구든

  채색 다 못하고

  일어서는 도공인데


  굴절된 하늘

  펴지지 않는


  
오늘은 상주가

  앞이 없는 날,

  잠자리도 몸 무거운 날

 

   --------------

  * 시집 『정읍사의 달밤처럼』에서/ 1998. 3. 3. <한국문연>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부용(김제군)에서 태어남.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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