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시

시인에게/ 푸슈킨/ 최선 옮김

검지 정숙자 2016. 2. 3. 23:18

 

 

    시인에게

 

    푸슈킨(1799~1837)/ 최선 옮김

 

 

  시인이여! 사람들의 사랑에 연연해하지 말라

  열광의 칭찬은 잠시 지나가는 소음일 뿐

  어리석은 비평과 냉담한 비웃음을 들어도

  그대는 강하고 평정하고 진지하게 남으라

 

  그대는 황제, 홀로 살으라, 자유의 길을

  가라, 자유로운 지혜가 그대를 이끄는 곳으로

  사랑스런 사색의 열매들을 완성시켜 가면서

  고귀한 그대 행위의 보상을 요구하지 말라

 

  보상은 그대 속에, 그대는 자신의 가장 높은 판관

  누구보다도 엄격하게 그대 노고를 평가할 수 있는,

  그대는 자신의 작업에 만족했느냐, 준엄한 예술가여?

 

  만족했다고? 그러면 대중이 그것을 힐난하며

  그대의 불꽃이 타오르는 제단에 침 뱉고

  어린애처럼 소란하게 그대의 제단을 흔들지라도 그

냥 그렇게 두라

 

 

  해설(도입부)/ 인간의 본성과 삶을 찬미한 시인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푸슈킨(1799~1837)은 영국의 셰익스피어, 독일의 괴테에 비견되는 러시아의 국민시인이다. 우리나라에서 시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소월의 시 한두 마디 정도는 암송할 수 있듯이 러시아인들은 그의 시를 즐겨 암송한다. 그는 일반 러시아인들에게 친근할 뿐만 아니라 러시아 문학인과 사상가들에게도 깊은 영향을 끼치며 널리 사랑을 받아왔다. 동시대를 살았던 고골리는 푸슈킨이 죽었을 때 그에게 소재를 주는 친구가 죽은 것뿐만 아니라 그로서는 도달할 수 없는 균형 있는 정신 세계를 가진 위대한 인간이 죽은 것이 커다란 상실이라며 애석해 했으며, 푸슈킨을 계승하는 시인 레르몬토프는 <시인의 죽음>이라는 시에서 푸슈킨이라는 위대한 인물이 시시한 무리들    왕족, 궁정 관리, 문학인, 평론가 등    의 함정에 빠져 죽게 된 것을 분개하는 시를 쓰고 유배를 당했으며, 사실주의 문학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던 위대한 비평가 벨린스키는 푸슈킨의 문학을 조용하며 온화하고, 인간을 사랑과 축복의 눈으로 바라보며 인간의 영혼을 위로하는 박애주의자로서 사람들에게 교육적 효과를 준다고 찬미했고, 19세기 후반의 아넨코프나 드루쥐닌 같은 미학가들은 당시 진보파인 도브롤류보프나 피사레프가 푸슈킨을 단순한 스타일리스트로 보는 태도에 맞서 그를 미적 감정의 교육자로 인정하였고, 나아가 아폴론 그리고례프는 푸슈킨에게서 예술적 도덕적 척도를 보았다.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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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시인선 44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에서/ 1판 1쇄 1997.11.25/ 1판 3쇄 1999.11.20.<(주)민음사> 펴냄

   * 푸슈킨/ 1799년 러시아 모스크바 출생, 

     1820년 「루슬란과 르드밀라」발표. 「카프카즈의 포로」, 「바흐치사라이의 분수」,「도적 형제」,「집시」집필.

     1824년 시인으로서 민족문학에 눈뜸. 「예언자」를 비롯한 서정시들 집필.

     1930년 장편 운문 소설「에프게니 오네긴」, 단편 소설집 『벨킨 이야기』, 서사시 「콜롬나의 작은 집」등 완성.

     1836년 문학 잡지『동시대인』발간. 「대위의 딸」완성.

     1837년 별세.

   * 최선/ 서울대 독문과 졸업, 베를린대 노문과 및 동대학원 졸업. 현재(1997)-고려대 노문과 교수.

     저서 『소련 노래시 연구』,『빠스께르나끄』(공저), 뿌슈낀의 서사시』(공저).

     역서 『끝없는 평원의 나라의 시들지 않는 말들』, (러시아 명시 200선), 『슬라브 문학사』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