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이상문학상' 40주년에 즈음하여/ 임홍빈(문학사상 발행인)

검지 정숙자 2016. 2. 2. 23:36

 

 

     『문학사상 』2016-2월호 <이달의 말>

 

 

    "이상 문학상' 40주년에 즈음하여

    앞으로의 비약적 발전을 거듭 다짐합니다

 

     임홍빈(任洪彬) /《학사상》발행인

 

 

 

  한국 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탁월한 천재 작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이상(李箱), 그의 생애는 너무도 짧았습니다.

  1930년 그가 스무 살이 되던 해, 《조선》에 첫 소설 <12월 12일>을 발표했습니다. 2년 후 7월에는 처음으로 '이상'이라는 필명을 사용해 <건축무한육면각체>라는 시를 발표, 본격적인 작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거의 1년에 한 편씩 장편 또는 단편을 발표하며 파격적인 주제의 소설로 화제를 모았고, <오감도> 등의 무수한 시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이상은 총독부의 건축기사로 일하며 낮에는 쉴 새 없는 작업에 종사하고, 밤늦게까지 작품 활동을 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그만 젊은이들이 흔히 앓게 되는 폐결핵에 걸렸습니다. 일본 도쿄까지 가서 치료를 받던 중, 불온한 조선인이란 딱지가 붙여져 경찰서에서 수감 생활을 하게 됩니다. 석방되긴 하였으나 병세가 악화되어 26세의 짧은 나이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로부터 35년의 세월이 흘러 죽은 이상을 말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고, 그야말로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하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이상은 다시 살아나 문단에 일대 토네이도 폭풍 같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어떻게 그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을까?

  그것은 1972년 10월 1일에 발간된 《학사상》 창간호에 오래 잊혀졌던 화가 구본웅 씨가 그린 이상의 초상화가 실리고, 이상에 관한 소개의 글이 실린 것을 계기로, 마침내 생사를 불문하고 한국문학 작가 중 가장 뛰어난 천재 작가라는 거의 공통된 평가를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여러 출판사에서 그의 작품을 엮은 3~4권의 전집이 발간되고, 숱한 해설서와 평론서, 그의 천재적 작가로서의 탁월한 작품에 대한 찬사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상의 그 같은 화려한 부활과 한국문학의 최고봉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공통적인 평가는, 당시 《학사상》지의 주간으로서, 사실상 이 잡지의 경영을 전담하던 이어령(李御寧) 교수와 《학사상》의 영향력이 컸기 때문이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그때 이상을 세상에 널리 알리지 않았다면, 천재 작가 이상은 다시 부활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이후 학사상》은 '이상'이 한국문학에 끼친 공로를 영원무궁토록 기리고, 해마다 가장 뛰어난 소설 작품을 엄선하여 포상함으로써 한국문학의 발전을 위하여 진력하고 있습니다.

  2016넌은 40회째의 이상문학상이 수여되는 해입니다. 다섯 번이나 대상 작품을 겨루다가 매번 아깝게 고배를 마셨던 김경욱 씨가 대상(大賞)을 받게 되어, 더 한층 값진 영예로운 대상이라고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독자 여러분께서, 저희 학사상》과 '이상문학상'에 대한 끊임없는 응원과 기대를 보내주실 것을 간곡히 바라 마지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