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크 파란』창간호 권두언
우리는
전진한다
우리는 역동을 꿈꾼다.
우리는 새로운 미래를 기획하려 한다.
우리는 이 세계의 뜨거운 영혼이 되어 살아 숨 쉬는 시가 되려 한다.
우리는 아무것도 지니지 못했으며
아무것도 지니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젊음과 용기와 의지와 믿음이 있다.
우리는 다만 좋은 시를 사랑한다.
우리는 다만 좋은 시인을 존경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시와 존경하는 시인이
이 세계와 그리고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저 세계를
질주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시작을 뚫고 나왔으며 저 끝 또한 뚫고 나갈 것이다.
우리는 나쁜 것을 증오한다.
우리는 관습에 저항한다.
낡은 것, 시인의 자유를 구속하는 것, 시인의 영혼을 팔아 교환가치로
둔갑시키는 것, 시가 아닌 것을 시로 위장하는 것, 시에 대한 거짓된
교육과 시를 사랑하는 독자를 함부로 우롱하는 것, 학자연과 표절과
변명과 그것으로 쌓아올린 권력과 비겁한 굴종에 맞서
우리는 투쟁할 것이다.
이에 "파괴적 정신이 곧 건설적 주장"이라는 사실을 선언한다. 우리
는 힘을 합쳐 "파괴의 '칼'이 되고" 함께 내딛어 "건설의 '기(旗)'가 될"
것이다. (신채호,「朝鮮革命宣言」)
우리의 시도가 무모하다 해도
우리는 두려움을 알지 못한다.
우리의 새로운 전진이 단절과 비난에 맞닥뜨린다 해도
우리는 좌절하지 않을 것이다.
크고, 넓고, 아름다운 시를 향해 우리는 타오르는 약속이길 결행한다.
용기와 거부와 새로움은 우리의 필수 요소다.
오래된 것, 규정된 것, 관습이 된 것을 우리는 거부한다.
새로운 것과 새로운 것을 다시 새롭게 하는 것을 사랑한다.
어제의 시간과 공간은 죽었으므로, 우리는 오늘, 진보를 향해 첫발을
내딛는다.
우리는 이해를 바라지 않는다.
당신의 반대를 열렬히 기원한다.
우리는 당신의 반대를 품고 불탈 것이다.
기꺼이 재가 될 것이다. 한 줌 재가 될 것이다.
당신을 향한 용기와 사랑과 믿음으로 뜨거운 불씨를 품은 재가 될 것
이다.
우리는 우리를 무한히 연소시켜 시를 가동시킬 것이다.
당신과 함께 우리는 미래로부터 작동하려 한다.
우리와 당신은
이미
전진하고 있다.
* 펴낸날: 2015. 12. 10.
* 펴낸곳: (주)함께 하는 출판 그룹 파란
* 발행인 겸 편집인: 채상우/ 디자인: 최선영/ 인쇄인: 도서출판 위 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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