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나의 근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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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지 정숙자 2010. 9. 11. 17:56

             

      좌우명

                                                   정숙자

                                                


   차 잎사귀 하나 커피 한 알갱이 넣지 않고

   맑은 물 끓여 마시고 싶은 날 있다

   향 맛 색깔도 없는

   씹을 것 녹일 것도 없는

   맹물, 따끈히 마시고 싶은 증후군 때때로 높다

   새로 1시 45분, 지금 밖에는 눈이 쌓인다

   우주의 숨결 탓일까

   술도 차도 국물도 아닌

   맹물, 맹하니 마시는 이 밤

   물의 뼈 우려낸

   ‘맑고 따뜻하게’가 맑고 따뜻하게

   핏줄로 뇌로 전방위로 꽂힌다

   물렁물렁 맹물 되는 법 눈 끔벅이는 법

   맹물, 마시며 솎는다 다듬는다 맹물 대낄이!! 


    *『정신과표현』2009.3-4월호

    *『좋은시2010』25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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