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환한 합삭(合朔)/ 김원옥

검지 정숙자 2015. 5. 1. 15:55

 

 

     환한 합삭(合朔)

 

       김원옥

 

 

  비로소 나는 안심을 한다

 

  둥글고 빛나는 넨가 떠올랐을 때

  모든 사람이 너를 보며 웃었다

  그 시선 그 웃음 뚫고

  내 시선 내 미소

  너에게 이르지 못해 물었다

  드디어 어둠으로 들어가는 너

  환한 네 얼굴 사라지고

  너를 보던 모든 웃음 사라지고

  너를 보던 내 울음 사라지고

 

  이제야

  너에게로 다가간다

  새끼줄 꼬이듯 꼬여

  우리 함께 똬리 틀고

  자기 꼬리 먹으며 사는

  우로보로스처럼

  너는 내 꼬리 먹고

  나는 네 꼬리 먹으며

  우리는 하나가 된다

  하나가 되어 죽는다

 

  드디어

  환하게 죽는다

 

 

  * 시집 『바다의 비망록』에서/ 2015.4.30. <도서출판 황금알> 펴냄

  * 김원옥/ 서울 출생, 2009년『정신과 표현』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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