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합삭(合朔)
김원옥
비로소 나는 안심을 한다
둥글고 빛나는 넨가 떠올랐을 때
모든 사람이 너를 보며 웃었다
그 시선 그 웃음 뚫고
내 시선 내 미소
너에게 이르지 못해 물었다
드디어 어둠으로 들어가는 너
환한 네 얼굴 사라지고
너를 보던 모든 웃음 사라지고
너를 보던 내 울음 사라지고
이제야
너에게로 다가간다
새끼줄 꼬이듯 꼬여
우리 함께 똬리 틀고
자기 꼬리 먹으며 사는
우로보로스처럼
너는 내 꼬리 먹고
나는 네 꼬리 먹으며
우리는 하나가 된다
하나가 되어 죽는다
드디어
환하게 죽는다
* 시집 『바다의 비망록』에서/ 2015.4.30. <도서출판 황금알> 펴냄
* 김원옥/ 서울 출생, 2009년『정신과 표현』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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