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할머니
윤석산尹錫山
자손들 모두 대처로 나가
텅 빈 집에, 작은아들이 사다 준 대형 티브이
한 대
마루 한 칸 차지하고 놓여 있다.
참으로 세상 편하게도 되었지.
"진이야!" 부르면
"네" 대답을 하고
"티브이 켜" 하면
이내 "티브이를 켭니다." 대답이 끝나기도 무섭게
화면에는 활동사진이 전개된다.
세상 편한 것도 편한 것이지만,
하루 종일 소리라고는
개미소리 하나도 들리지 않는 집.
그나마 사람소리라도 한번 들어보려고
할머니, 오늘도 조심스레
티브이에게 말 거량擧揚을 한다.
"진이야~!"
-전문(p.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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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 문인 보고서 2 『시인 윤석산』 '일반 시' 에서/ 2022. 9. 28. <화성시립도서관> 펴냄/ 비매품
* 윤석산尹錫山/ 1947년 서울 출생, 1967년《중앙일보》신춘문예(동시) 당선 & 1974년《경향신문》신춘문예(시) 당선, 시집 『바다 속의 램프』『온달의 꿈』『처용의 노래』『용담 가는 길』『적 · 寂』『밥나이, 잠나이』『나는 지금 운전 중』『절개지』『햇살 기지개』등, 저서『동학교조 수운 최제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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