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또 하나 외로움 담을 넘어와/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23. 02:42

 

 

    또 하나 외로움 담을 넘어와

 

     정숙자

 

 

  또 하나 외로움 담을 넘어와

  지른 듯한 절벽을 만드옵니다

 

  피에 절이는

  침묵의 흔적

  꽃망울로 펼치기까지

 

  제 몸은 연옥 불더미 속

  관솔 같은 땔감으로 던져지리다

 

  임을 향한 작은 영혼에

  무참히도 연이어

  꽂히는 시샘

 

  그 중 어느 화살 하나를

  눈물 없이 뽑을 수 있으오리까

 

  가까스로 견디며 넘기는 하루

  내일은 또 어떤 늪에 잠기리이까.

 

     -------------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