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조그마한 천국 안에서/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23. 02:26

 

 

    조그마한 천국 안에서

 

     정숙지

 

 

  조그마한 천국 안에서

  주야로 임을 맞이합니다

 

  비오는 날이면

  서늘함 속에

  드맑은 날이면

  안온함 속에

 

  머언 듯 가까이 계시는 임은

  진흙물 걸러 피는 연(蓮) 같은 환상

 

  시름겨운 저녁해 닻을 내려도

  바람 많은 아침 다시 일어도

 

  덤불구름 갈피 갈피 두신 빛보라

  쏟아지는 금수술 관(冠)인 양 이고

 

  황홀히 바라보는 봄 언저리

  철쭉도 임이려니 아껴 봅니다.

 

   -------------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