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문득/ 임채성

검지 정숙자 2023. 7. 31. 02:13

 

    문득

 

    임채성

 

 

  문득이 창문턱을 넘어온다.

  봄볕처럼

 

  지난겨울 시신경이 놓쳐버린 야윈 네가

  불현듯 다시 돌아와 꽃등에 불을 켠다

 

  어제의 넌 어디 가고 홀로 있나,

  오늘의 난

 

  엉거주춤 마주하는 얼핏과 언뜻 사이

  밥알을 씹고 있는데 모래알이 버석댄다

 

  내일로 가는 길은 끊어졌다,

  네 앞에서

 

  꽃샘에 식은 봄을 레인지에 데울 동안

  머릿속 스키드마크가 한 뼘 더 길어졌다

     -전문(p.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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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네르바』2023-여름(90)호 <신작시> 에서

  * 임채성/ 2000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조집 『세렝게티를 꿈꾸며』『왼바라기』『야생의 족보, 시선집『지 에이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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