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임채성
문득이 창문턱을 넘어온다.
봄볕처럼
지난겨울 시신경이 놓쳐버린 야윈 네가
불현듯 다시 돌아와 꽃등에 불을 켠다
어제의 넌 어디 가고 홀로 있나,
오늘의 난
엉거주춤 마주하는 얼핏과 언뜻 사이
밥알을 씹고 있는데 모래알이 버석댄다
내일로 가는 길은 끊어졌다,
네 앞에서
꽃샘에 식은 봄을 레인지에 데울 동안
머릿속 스키드마크가 한 뼘 더 길어졌다
-전문(p.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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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르바』2023-여름(90)호 <신작시> 에서
* 임채성/ 2000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조집 『세렝게티를 꿈꾸며』『왼바라기』『야생의 족보』, 시선집『지 에이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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