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토끼가 울었다/ 강현덕

검지 정숙자 2023. 7. 17. 15:16

 

    토끼가 울었다

 

    강현덕

 

 

  토끼가 울었다

  굴은 더 깊어졌다

  낮은 잘려 나가고

  숲은 저물기만 해

  토끼는

  자꾸 울었다

  굴은 더 깊어졌다

 

  굴 앞 거친 발자국

  척추를 세운 맹수

  하늘엔 독수리

  구부린 발톱 그림자토끼는

  토끼와 울었다

  굴도 따라 울었다

 

  눈물이 만든 연못

  굴은 더 넓어졌다

  소리도 입을 키워

  몸을 삼키려 해

  숨죽여

  낮게 울었다

  아버지가 울었다

    -전문(p.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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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간 P. S』 2023년-여름(2)호 <P.S 시조> 에서

  * 강현덕/ 1994년 ⟪중앙일보⟫ 중앙시조백일장 연말 장원 & 199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먼저라는 말』『너는 내가 찾는 사람이 아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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