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가 울었다
강현덕
토끼가 울었다
굴은 더 깊어졌다
낮은 잘려 나가고
숲은 저물기만 해
토끼는
자꾸 울었다
굴은 더 깊어졌다
굴 앞 거친 발자국
척추를 세운 맹수
하늘엔 독수리
구부린 발톱 그림자토끼는
토끼와 울었다
굴도 따라 울었다
눈물이 만든 연못
굴은 더 넓어졌다
소리도 입을 키워
몸을 삼키려 해
숨죽여
낮게 울었다
아버지가 울었다
-전문(p.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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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간 『P. S』 2023년-여름(2)호 <P.S 시조> 에서
* 강현덕/ 1994년 ⟪중앙일보⟫ 중앙시조백일장 연말 장원 & 199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먼저라는 말』『너는 내가 찾는 사람이 아니어서』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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