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턴* 가족
정숙자
냉장고 다탁 서랍들 옳은 쪽으로만 도는 선풍기. 노상 한세상 에두르는 세탁기. 촌음도 가꿔라 스승 버금 벽시계. 농부를 생각하라 겸손한 식탁. 지구 끝도 단숨에 집 전화와 손 전화. 펼치면 나비가 덮으면 섬이 되는 책. 수평수직 투명한 잉크와 펜들. 꺼 놔도 어물쩍 진화하는 컴퓨터. 거울 이불 액자들 빈병과 우산. 창문 밖 새 소리와 나무와 태양. 산책로의 동/정맥 바람 개미 매미와 거미. 오밀조밀 명멸하며 웃는 가게들. 우주로까지 뻗어나간 네거리와 강. 커피도 각색하라 늘 젊은 TV. 그리고··· 그리고··· 깊은 하늘엔 더 먼 하늘로 흐르는 계단.
- 『문학과 창작』2013-가을호
* 싱글턴(singleton): 혼자 사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독신’인 사람들은 혼자 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독신자들은 애인이나 룸메이트 또는 자녀와 함께 산다. 그러므로 독신자라고 해서 모두 싱글턴은 아니다.(『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P-17, 에릭 클라이넨버그 지음, 안진이 옮김, 더 퀘스트,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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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공검 & 굴원』(3부/ p. 97)에서/ 2022. 5. 16. <미네르바>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외, 산문집『행복음자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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