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
이관묵
먼 망망대해를 거적때기처럼 걸치고
평생 두문불출하던 한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
자식들 한 번 찾아오지 않는
전화번호 꼭 껴안은 채
식음 전폐한 지 사흘 만이었다는 소식
그 소식 겉봉 뜯고 들어가보니
파도 소리 혼자 빈소를 지키고 있다
문상객 받고 있다
사람은 빼고
-전문(p.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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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시학』 2023. 1 - 2월(611)호 <신작시> 에서
* 이관묵/ 1978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반지하』『동백에 투숙하다』『시간의 사육』『가랑잎 경』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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