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무인도/ 이관묵

검지 정숙자 2023. 1. 26. 01:53

 

    무인도

 

    이관묵

 

 

  먼 망망대해를 거적때기처럼 걸치고

  평생 두문불출하던 한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

  자식들 한 번 찾아오지 않는

  전화번호 꼭 껴안은 채

  식음 전폐한 지 사흘 만이었다는 소식

 

  그 소식 겉봉 뜯고 들어가보니

  파도 소리 혼자 빈소를 지키고 있다

  문상객 받고 있다

 

  사람은 빼고

   -전문(p. 114)

 

  -------------------------

  * 『현대시학』 2023. 1 - 2월(611)호 <신작시> 에서

  * 이관묵/ 1978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반지하』『동백에 투숙하다』『시간의 사육』『가랑잎 경』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