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자의 여행
이원로
발랄한 떨림이
날갯짓을 하며
생명의 온 힘을 기울여
한 입자 한 파동씩
모아 줄을 꼬아간다
광자들이 시공을 가로질러
뜻 깊은 길을 닦아간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광자인지
무수한 생명
수많은 우주를 실어다가
알 수는 없는 차원으로
뿌려 날린다
언제 어디서 무엇이 될까
셈법에 빠른 이는
잴 수 있는 세상이 맞춤이니
유형의 선물을 즐기리
셈법에 둔한 이는
잴 수 없는 세계에 잠기리니
무형의 선물을 받으리
-전문 (p.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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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영대역 시집 『타임캡슐』에서/ 2022. 7. 30 <진솔> 펴냄
* 이원로/ 1989년『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기적은 어디에나』『청진기와 망원경』외 다수, 한국과학기술한림원종신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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