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광자의 여행/ 이원로

검지 정숙자 2022. 9. 5. 01:20

   

    광자의 여행

 

    이원로

 

 

  발랄한 떨림이

  날갯짓을 하며

  생명의 온 힘을 기울여

  한 입자 한 파동씩

  모아 줄을 꼬아간다

  광자들이 시공을 가로질러

  뜻 깊은 길을 닦아간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광자인지

  무수한 생명

  수많은 우주를 실어다가

  알 수는 없는 차원으로

  뿌려 날린다

 

  언제 어디서 무엇이 될까

  셈법에 빠른 이는

  잴 수 있는 세상이 맞춤이니

  유형의 선물을 즐기리

  셈법에 둔한 이는

  잴 수 없는 세계에 잠기리니

  무형의 선물을 받으리

      -전문 (p.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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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영대역 시집 『타임캡슐』에서/ 2022. 7. 30 <진솔> 펴냄  

  이원로1989년『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기적은 어디에나』『청진기와 망원경』외 다수,  한국과학기술한림원종신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