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여름이었다/ 이영식

검지 정숙자 2022. 9. 1. 15:34

 

    여름이었다

 

    이영식

 

 

  요양원에 수용된 지인에게 안부 문자를 보냈다

 

  '하루하루가 기적입니다'

 

  잠깐 숨 돌릴 새도 없이 답신이 도착했다

 

  '나는 하루하루가 기저귑니다'

 

  기적과 기저귀 사이

 

  웃음으로 울으으로도 녹일 수 없는

 

  얼음벽이 가로막혀 있다

 

  여름이었다.

     -전문 (p.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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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과창작』 2022-가을(175)호 <2000년대 시인 신작시 특집>에서

  * 이영식/ 2000년『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꽃의 정치』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