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김상옥시조문학상 수상자 자선시> 中
겨울, 전선
- 시조집『그늘의 문장』
박명숙
생각을 겨루듯 까마귀들이 앉아 있다
나는 일은 언제나 거기서 거기일 뿐
칼집 속 날을 여미고 무장한 채 앉아 있다
칸칸이 한 채씩의 감옥처럼 들어 앉아
갑옷을 스쳐가는 낯선 바람은 쓸 만한지
골똘히 삼매에 빠진 풍찬노숙의 검객들
칼집 속 긴 생각은 언제쯤 꺼내드나
외가닥 겨울 화두로 흐르는 검은 눈들이
타드는 전선 위에서 용맹정진 묵상 중이다
-전문-
* 심사위원 : 정수자 이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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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통영문학상 수상작품집』에서/ 2019. 9. 20. <도서출판 경남> 펴냄
* 박명숙/ 1993년《중앙일보》신춘문예 시조 부문 & 1999년《문화일보》시 부문 당선, 시조집『은빛 소나기』『어머니와 어머니가』등, 시조선집『찔레꽃 수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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