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겨울, 전선/ 박명숙

검지 정숙자 2019. 10. 19. 16:04

 

<2019, 김상옥시조문학상 수상자 자선시> 中 

 

    겨울, 전선

     - 시조집『그늘의 문장』

 

    박명숙

 

 

  생각을 겨루듯 까마귀들이 앉아 있다

  나는 일은 언제나 거기서 거기일 뿐

  칼집 속 날을 여미고 무장한 채 앉아 있다

 

  칸칸이 한 채씩의 감옥처럼 들어 앉아

  갑옷을 스쳐가는 낯선 바람은 쓸 만한지

  골똘히 삼매에 빠진 풍찬노숙의 검객들

 

  칼집 속 긴 생각은 언제쯤 꺼내드나

  외가닥 겨울 화두로 흐르는 검은 눈들이

  타드는 전선 위에서 용맹정진 묵상 중이다

    -전문-

   

   * 심사위원 : 정수자  이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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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통영문학상 수상작품집』에서/ 2019. 9. 20. <도서출판 경남> 펴냄

  * 박명숙/ 1993년《중앙일보》신춘문예 시조 부문  & 1999년《문화일보》시 부문 당선, 시조집『은빛 소나기』『어머니와 어머니가』등, 시조선집『찔레꽃 수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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