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언제나없이/ 남태식

검지 정숙자 2011. 1. 22. 01:43

   언제나없이


     남태식



  언제나없이 꿈은

  무덤에서 이루어진다


  무덤이 열리고

  아이들이 쏟아진다

  우리가 남이가 얼굴이 없는

  짝퉁 우리가 손을 내민다

  살짝 주먹을 말아 쥐었다

  저 주먹 속에는 무엇이 들었나

  저 주먹을 본 적이 있다

  저 주먹과 거래를 한 적이 있다

  그 거래는 무엇이었나


  뒷짐을 지고

  한 아이가 고개를 가로젓는다

  또 한 아이가 고개를 가로젓는다

  또또 한 아이가 고개를 가로젓는다

  무덤 앞에는 아직은

  고개를 가로저은 아이들과

  고개를 저로 젓는 아이들뿐이다

  모두 걷고 있다

  제자리걸음이다


  언제나없이 꿈이

  산허리 높이 올라앉아서도 낮은

  무덤에서 튄다


  *리토피아문학회 앤솔러지/제8집 『꽃의 또 다른 출구』에서

  *2010.10.5 <리토피아>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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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태식/ 서울 출생, 2003년『리토피아』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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