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나의 근작시

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51

검지 정숙자 2024. 5. 26. 01:39

 

   

    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51

 

     정숙자

 

 

  어느 하루를 위해 살아야 한다면 먼 후일이 아닌 오늘을 위해 서 있겠습니다. 삶을 일깨우는 길은 일 초 일 순 지성을 다하는 것뿐이라고 자신에게 일러줍니다. 오늘인즉 한 틈새 풀꽃일 테니까요. 얼핏 헛디딘 한 걸음이 일껏 ᄊᆞᇂ은 탑을 무너지게 할 수도 있을 거니까요. 오늘은 오늘 하루의 과제이기보다 전 생애가 걸린 난제가 아닐까요? (1990. 10. 9.)

 

           

 

  문득 외로운 나그네란 어휘가 스친다

  칫솔 치약을 손에 든 순간

  거울 속 나에게

  누가 보낸 메시지일까?

 

  ‘외로운 나그네

  이거 나에게만 와 닿은 파동일까?

  혹, 전 인류 앞에 동시 발송된 파장일까?

 

  한두 뼘 더 나아가 종을 초월한 명제일까?

 

  아차, 시의 첫 행은 신이 준다 들었는데,

  그렇다면 외로운 나그네가 시가 되려나 보다

  이걸로 시를 지으라는가 보다

 

  먼 길 돌아보니, 그렇다. 내다봐도 그렇고. 온 길도 갈 길도 머나먼 길이었어. “외로운 나그네 첫 줄은 그렇게 왔다고 치고, 끝은 내가 켜야 하는데··· 뭐라고, 어떻게 구슬려야 하나. 2024.4.2.13:3~ 외로운, 외로운, 외로운 나     그네, 2024.4.11.16:4~ 아직도 외로운, 외로운, 외로운 나    그네만 흔들거리네. 아아! 저 첫 줄 내 얘긴가 보다. (거울 안팎 창백한 숙명적 서사)

     -전문(p. 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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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에』 2024-여름(74) <시에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