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랩소디
김진희
마실수록 갈증이 깊어진다
출렁거리는 우물 속
밑바닥을 가늠할 수 없는 어두움
깊은 동굴에서 울려 나오는
멸종한 원시인들의 신음하는 소리
밤마다 늑대들이 떼로 몰려와
울컥울컥 핏덩이를 토한다
달하 높이곰 돋아사 멀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진 데를 드디올세라
아아, 내 가는 곳 저물세라*
사랑하기보다 먼저 헤어지고
헤어지기 전부터 아파한다
어두워지고도 식은 그림자는 남아
넝마처럼 흔들리며
아직도 떨고 있는 나를 보고 있다
마침내 우물물이 마르고
두레박이 밑바닥을 긁는 소리
황량한, 사랑의 아픈 환희
- 전문(p. 83-84)
* 백제 가요 「정읍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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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가』 2023-여름(53)호 <신작시/ 근작시> 에서
* 김진희/ 2022년『시와세계』로 등단, 현) 대구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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