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락 캐기
김삼환
삼길포항 넓은 갯벌에 바지락을 캐러 갔네
물이 빠진 갯벌을 호미로 깔짝이니
물과 모래와 자갈이 자박자박 섞이는 소리
그 속에 숨은 바지락도
살아가는 일이 간단치 않다는 듯
바지락바지락 소리를 내며
내 호미에 등 긁히지 않으려고
자꾸만 물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네
요령 없이 호미로 갯벌을 긁어가며
이마에 스치는 갯바람만 한나절
그동안 나는 누구의 등을
이렇게나 자글자글 긁어댔을까?
갯내음 가득 담은 택배는 떠나고
바지락 칼국수로
허기를 달래는 포구에서
-전문(p. 42)
-----------------------
* 『시에』 2023-여름(70)호 <시에 시> 에서
* 김삼환/ 전남 강진 출생, 1991년『한국시조』로 시조 부문 & 1994년『현대시학』으로 시 부문 등단, 시조집 『그대의 낯선 언어를 물고 오는 비둘기 떼』, 시집『따뜻한 손』『묵언의 힘』『일몰은 사막 끝에서 물음표를 남긴다』등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명퇴 이후/ 복효근 (0) | 2023.05.25 |
|---|---|
| 푸른 물집 속의 잠/ 최형심 (0) | 2023.05.24 |
| 그림값/ 박몽구 (0) | 2023.05.24 |
| 조강석_시적 서사의 플롯(발췌)/ 강사의 오늘 : 서효인 (0) | 2023.05.19 |
| 이자가 많아서 걸린다/ 김건영 (0) | 2023.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