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언제나 오늘인 거야
배정원/ 중학교 1학년
북회귀선에서 편지가 왔다
결빙된 빙하가 문장에 쌓여 있었고
느낌표마다 눈이 내렸다
해가 지기 시작한 곳에서는 마침표가 뒹굴고
마침표를 둥글게 모아 답신으로 보내야겠다
북극곰에게 반짝이는 날들을 보내야겠다
그렇게 생각했다
답신으로 보낸 봉투를 북극곰은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까
글썽이는 손으로 꾹꾹 눌러쓴 글자를
잘 알아보겠지
북회귀선을 돌아 돌아서
마침표는 어느 시대 화석으로 남겠지
내 마음도 어느 반짝이는 날을 담아
북극곰과 함께 화석으로 남으려나
이런 생각으로 편지 봉투에 풀을 붙이는데
우편번호도 모르겠고
주소도 모르겠는데
북극곰에게 이 편지가 도착할까
이런 고민에 빠지는데
마음과 마음이 모아지면 보지 않아도 보이지 않을까
아끼는 마음이면 닿지 않아도 닿아 있을 거라
그렇게 여기면서
나는 북극곰에게 답신을 하는 것이다
-전문(p. 22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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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詩魔』 2022-여름(12)호 <시마詩魔 학생> 에서
* 배정원/ 통영 동원중학교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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