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논거울
임성구
써레질 해놓은 논이 산 그림자 비추고요
밤이면 환한 달빛 야금야금 먹습니다
가끔은 하나님의 눈물도 다 받아먹곤 하지요
오늘은 당신 보며 나를 양껏 비춰보네요
지나간 시절들이 일제히 떠오르더니
바람이 지날 때마다 한들한들 꽃 피네요
어둠에도 진한 향기 있다는 걸 몰랐어요
오래도록 맴도는 이 따뜻한 향기에 그만,
눈물이
가당찮게 도네요
논거울 속, 별이 반짝!
-전문 (p.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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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문학』 2022-6월(640)호 < 이 시대 창작의 산실/ 대표작> 中
* 임성구/ 경남 창원 출생, 1994년 『현대시조』로 등단, 시조집『복사꽃 먹는 오후』『혈색이 돌아왔다』『앵통하다 봄』 등, 현대시조 100인선 『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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