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논거울/ 임성구

검지 정숙자 2022. 9. 19. 01:42

<시조>

 

    논거울

 

    임성구

 

 

  써레질 해놓은 논이 산 그림자 비추고요

  밤이면 환한 달빛 야금야금 먹습니다

  가끔은 하나님의 눈물도 다 받아먹곤 하지요

 

  오늘은 당신 보며 나를 양껏 비춰보네요

  지나간 시절들이 일제히 떠오르더니

  바람이 지날 때마다 한들한들 꽃 피네요

 

  어둠에도 진한 향기 있다는 걸 몰랐어요

  오래도록 맴도는 이 따뜻한  향기에 그만,

 

  눈물이

  가당찮게 도네요

  논거울 속, 별이 반짝!

    -전문 (p.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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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문학』 2022-6월(640)호 < 이 시대 창작의 산실/ 대표작> 中

  * 임성구/ 경남 창원 출생,  1994년 『현대시조』로 등단, 시조집『복사꽃 먹는 오후』『혈색이 돌아왔다』『앵통하다 봄』 등, 현대시조 100인선 『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