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집
김정옥
회색 슬레이트 지붕 아래 찍찍거리는 생쥐들
밤새워 달리기 시합을 했어
네 모퉁이가 쥐 오줌으로 적셔진 천장
생쥐가 떨어질까 맘 졸이다가
잠이 들곤 했던 좁은 방안
전깃줄엔 참새들이 다닥다닥
처마 밑엔 귀여운 집
바닥에 떨어진 새끼 한 마리 넣어주었어
빨랫줄에 종종 내려앉은 잠자리들
아직도 마당을지키고 있는 감나무 한 그루
골목을 지나면 아주머니들의 빨랫방망이 소리
이슬 맺힌 풀숲을 걸으면
한두 채 정도 나타나는 음침한 빈집들
환한 대낮에 들어가도 냉기가 쫙 흐르지
꽹과리 징 북이 춤을 추는 동네잔치
쌀도 내놓고 돈도 내놓고 어울려 먹었어
허물어진 돌담을 넘어
빨간 뱀딸기 돗나물 달래 잼피 나무
꽃상여 소리 구슬피 산을 오른다
-『풀잎』 중에서, 현대시 어드벤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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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시』 2022-7월(391)호/ VOL.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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