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딩아돌하 신인상 수상작> 中
잭 로즈
-술말 사정 1
이상준
잔 위의 꽃이라고도 불린다
타입: 셰이킹
애플 잭 2oz
라임 주스 1oz
그레나딘 시럽 1oz
바텐더는 꽃을 피워내는 직업 꽃은 지기 때문에 아름답고 잔은 비워가는 과정이 아름답다 꽃은 혼자 지지만 술은 함께 나눠 마실 수 있지
酒여 임-하소서 내 마음에
팜플로나의 투우 경기장에
레오나르도와 윈슬렛이 있는 3등실 라운지에
여기에 김칫국을 마시는 한 소설가가 있습니다
잃어버린 세대들에게 또다시 떠오를 태양을 바친다고 말한 호사가가 있습니다
나의 손에는 퀸과 에이스가 있습니다
주여 콜-하소서 당신은 우리가 놓은 미끼에 걸렸습니다
잃어버린 것들만 호명하는 건 취할 줄 모르는 자들의 습관입니다
그대여 판을 키우소서 나는 언제나 따당합니다 내가 당신 머리 위에 설 수 있는 근거입니다 브랜디 대신 애플 주스를 넣고 흔들어도 당신이 쓰러질 수밖에 없는 전개입니다
주방 건너편 잠깐 화장실 가는 길에 붉은 당나귀 한 마리가 곤히 자고 있습니다
-전문 (p. 186)
* 심사위원: 임승빈 박순원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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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딩아돌하』 2022-여름(63)호 <신인상 | 수상작> 에서
* 이상준/ 서울 출생, 2022년『딩하돌하』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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