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잭 로즈/ 이상준

검지 정숙자 2022. 8. 5. 01:44

 <2022. 딩아돌하 신인상 수상작> 中

 

    잭 로즈

     -술말 사정 1

 

   이상준

 

                            잔 위의 꽃이라고도 불린다

타입: 셰이킹

애플 잭 2oz

 라임 주스 1oz

그레나딘 시럽 1oz

 

 

  바텐더는 꽃을 피워내는 직업 꽃은 지기 때문에 아름답고 잔은 비워가는 과정이 아름답다 꽃은 혼자 지지만 술은 함께 나눠 마실 수 있지

 

  여 임-하소서 내 마음에

  팜플로나의 투우  경기장에

  레오나르도와 윈슬렛이 있는 3등실 라운지에

  여기에 김칫국을 마시는 한 소설가가 있습니다

  잃어버린 세대들에게 또다시 떠오를 태양을 바친다고 말한 호사가가 있습니다

  나의 손에는 퀸과 에이스가 있습니다

  주여 콜-하소서 당신은 우리가 놓은 미끼에 걸렸습니다

  잃어버린 것들만 호명하는 건 취할 줄 모르는 자들의 습관입니다

  그대여 판을 키우소서 나는 언제나 따당합니다 내가 당신 머리 위에 설 수 있는 근거입니다 브랜디 대신 애플 주스를 넣고 흔들어도 당신이 쓰러질 수밖에 없는 전개입니다

  주방 건너편 잠깐 화장실 가는 길에 붉은 당나귀 한 마리가 곤히 자고 있습니다

    -전문 (p. 186)

 

   * 심사위원: 임승빈  박순원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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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딩아돌하』 2022-여름(63)호 <신인상 수상작> 에서

   * 이상준/ 서울 출생, 2022년『딩하돌하』신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