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사월/ 정채원

검지 정숙자 2012. 1. 13. 00:30

 

     사월

 

       정채원

  

    여자는 분수대 벤치에 누워있다

    숨진 지 여러 날 되는 아기를

    품에 꼭 안고

 

    보랏빛 작은 입술 속으로 퉁퉁 불은 젖을 짜넣고 있다

 

    아기가 죽은 뒤에도

    머리카락이 일 센티쯤 자랐다

 

 

   * (사)한국시인협회 편 『멀리 가는 밝은 말들』2011.12.24 <도서출판 황금알> 펴냄

   * 정채원/ 서울 출생, 1996년『문학사상』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