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시인의 시

푸르른 날/ 서정주

검지 정숙자 2019. 9. 5. 02:47

 

 

    푸르른 날

 

    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전문-

 

             

  서정주(徐庭柱, 1915-2000, 85세)

  전북 고창 출생. 호는 미당未堂 1936년 《동아일보》신춘문예에 「벽」이 당선되어 등단. 초기에는 악마적이고 원색적인 시풍으로 인간의 원죄 의식을 주로 노래하였으나, 후에 불교 사상과 샤머니즘 등 동양적인 사상을 노래한 작품을 썼다. 시집으로 『화사집』(1941), 『신라초』(1960), 『질마재 신화』(197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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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르바 』2019-가을호 <이 계절의 詩>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