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산문집 · 행복음자리표

행복음자리표/ 출판사 제공 책 소개

검지 정숙자 2014. 7. 7. 02:28

 

 

 

    정숙자 제2 산문집

  『행복음자리표』/ 출판사 제공 책 소개 / 2014.6.30. <종려나무> 발행     

 

                                                  

 

   정숙자 시인의 두 번째 산문집『행복음자리표』가 출간되었다. 2008년에 나왔던『밝은음자리표』에 이어 또 한 번 펼쳐지는 저자 특유의 필치가 참으로 산뜻하고 눈물겹도록 따뜻하다. 경쟁 구도로만 치닫는 현실에서 순수하고도 부드러운 24편의 이야기는 읽는 이에게 위안과 잔잔한 행복감을 안겨줄 것이다.

   구태여 가면을 쓰지 않아도 저마다의 얼굴 자체가 가면이 되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저자는 묻는다, 「정말로 우리는 즐거운가?」라고, “왜 다들 웃고 있는가. 고통은 꼭 숨겨야 할 형질인가. 슬프다고 말하면 안 되는가.”라고. 그런가 하면 「어느 신사와의 악수」에서는 천 원짜리 신권일랑 걸인이나 어린이에게 주기 위해 따로 보관한다는 우리 시대의 한 시인이 여기, 우리 곁에 살고 있다.

   「내가 염색하지 않는 이유」에서도 저자는 강물이 흐려질까 봐 그렇다는 것이다. “자연은 지키고 남겨야 할 지구의 재산”이므로, 늙음도 자연이므로 겸허히 수용하는 은발의 저자한테서 우리는 결코 허구가 아닌, 언제 어디서 잃었는지조차 모르는 진정성 ․ 소박함 ․ 즐거움까지도 재회하게 된다.

   “푸른 들판에 쏟아져 내린 만 섬 이슬은 어느 선녀가 잘못 엎지른 보석이었음에 틀림없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도 현대에는 드물 것이다. 세상에는 유명한 작가도 많고 베스트셀러도 많다. 그러나 정말 좋은 글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실속이야 어떻든 광고, 광고, 광고에 둘러싸인 오늘날, 굳이 라이브 가수를 찾아가 그의 목소리에 심취하는 음악 애호가들이 불멸의 가수를 탄생시키듯이 이제 문학에서도 믿고 읽을 수 있는 작가를 독자 스스로 발견해야 되는 마당에 이르렀다. 시(詩)든 수필이든 모든 작가는! 모든 글에서! 자신만의 음성과 스타일로 작품을 생산하니 말이다.   

   책이란 음식과도 같다. 출판사는 ‘좋은 음식’에 못지않게 ‘좋은 책’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 그리하여 <종려나무>는『밝은음자리표』에 이어 『행복음자리표』 앞에서 양심과 성의를 다하고자 노력했다. 빛은 결코 힘 센 자들만의 것이 아님을 <종려나무>와 『행복음자리표』는 전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