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비
박정자(경기)
아직 어둑어둑한 새벽 길
산기슭 숲속에 들자
느닷없이 내리는 비를 맞는다
머리 위로
어깨 위로
툭툭 떨어져 내리는
이슬 젖은 낙엽비!
그 푸르던 시절 뒤로 하고
우수수 떨어진다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훌훌 자유롭다
그래, 그래다
때가 되면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가면 되는 거야
-전문(p.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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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문학』 2023-4월(650)호 <이달의 신작/ 시> 에서
* 박정자/ 단기 4277년(1944) 충북 영동 출생, 1979, 1987년 월간『신동아』 논픽션 당선, 1994년 월간『한맥문학』 시 당선, 시집『사람의 숲』『꽃탑』1~10권, 『백두민족』『코로나19의 강』 등, 단편소설집『초록색 연가』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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