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조명
청주! 가고 싶다 태양의 가을 수만년 걸어서라도 가고 싶다 동굴 무덤 속 내 아이 국화꽃아이 보러 가야지 가다가 뼈를 깎아 피리를 만들 듯 철을 깎아 직지를 찍듯 나는 생손가락 깎아 편지를 써야지 '아가, 너만을 생각하며 달렸단다 숨이 타도록 달렸단다 달리고 달려도 제자리였단다 달이 송곳니 같은 밤이었단다 미안해, 아가' 가다가 절뚝이다가 소로리 볏낱 훑어 미호천 맑은 물로 밥도 지어야지 내 새끼 먹일 쌀밥 지어야지 기어서라도 가고 싶다 내 아이 꽃아이 착한 숯가슴에 금빛 산국화꽃 덮어주러 가야지 수수만년 살아도 죽어지지 않는 사랑의 발굴지, 청주! 가고 싶다.
-전문(p.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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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르바』2023-봄(89)호 <신작시> 에서
* 조명/ 2003년 『시평』으로 등단, 시집 『여왕코끼리의 힘』『내 몸을 입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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