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힌 사람 1
여태천
너는 문을 닫고 나오지 않았다
나는 넘어가는 햇살을 등지고
얼마 남지 않은 수분을 지키기 위해
밀쳐낸 잎들
시간들이 안간힘을 쓰듯 매달려 있다
살겠다고 저 문을 열고 나와 두 손으로 닫아걸었는데
닫힌 그 문 앞에
나뭇잎처럼 내가 있다
심장으로부터 가장 멀리까지 달아난 피는
어디서 왔는지도 모른 채
발가락 끝에 고이고
손을 뻗어 잡으려 할 때마다
마음으로부터 멀어진 숨결은
푸른빛을 내며 사라졌다
등 뒤로 은행잎 하나
오래전 에오세 진자운동을 하며
느리게 떨어지고 있다
-전문(p. 47-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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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에』 2022-가을(67)호 <시에 시> 에서
* 여태천/ 경남 하동 출생, 2000년『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저렇에 오렌지는 익어가고』『스윙』『국외자들』『감히 슬프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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