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근_괴강에서 보내는...(발췌)/ 강어귀의 장삿배 : 김득신
강어귀의 장삿배江口商船
김득신(1604-1684, 80세)
吾家江上在 오가강상재/ 우리 집은 강 위에 있는데
門外繫商船 문외계상선/ 문밖에는 장삿배가 정박해있네
下碇平沙月 하정평사월/ 달 밝은 백사장에 닻을 내리고
落帆古峽烟 낙범고협연/ 안개 낀 옛 골짜기에 돛을 내렸네
乘風漢水口 승풍한수구/ 남한강 어귀에서 바람을 타면
扣枻琴臺邊 구설금대변/ 탄금대 가에서 노를 두드리네
明日魚塩販 명일여염판/ 내일은 생선하고 소금을 판다 하니
村氓集百千 촌맹집백천/ 마을 사람들 수 없이 모이겠지
-전문-
▶괴강에서 보내는 편지_구곡의 나라 괴산(발췌)_김덕근/ 『충북작가』 편집위원
백곡 김득신(栢谷 金得臣, 1604~1684, 80세)의 「강어귀의 장삿배江口商船」입니다. 달천 물길이 괴진까지 뱃길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귀한 작품입니다. 우리집은 백곡栢谷의 서실인 취묵당인데, 괴강가 개향산 언덕에 있어 강물이 한눈에 보이는 곳이지요. 이 물길을 백곡은 괴협槐峽으로 부르기도 했지요. 목도나루와 느티나루 사이 활처럼 휘어 흐르는 곳에다 지은 취묵당에서 괴강노옹槐江老翁은 괴강을 오가는 배를 훤히 볼 수 있었던 거지요. 상선이 드나드는 접안시설이 없기에 넓은 백사장에 닻을 내려야 했지요. 모래사장은 바로 갯벌장이 서는 곳이지요. 돛을 내린 배는 노를 저어 괴장으로 들어오는데 주요물품은 소금과 생선이었지요. 내륙지방에서 아주 귀한 물산이어서 곡식이나 특산물과 물물교환이 되어 배에 싣고 온 것이 모두 팔릴 때까지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장이 서는 날이 됩니다. (p. 시 224/ 론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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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딩아돌하』 2020-가을호 <청풍명월의 심상자리-7> 에서
* 김덕근/ 충북 청주 출생, 『충북작가』 편집위원, 작품집 『내일을 비추는 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