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가

속절없이(謾吟)/ 김호연재

검지 정숙자 2020. 8. 1. 16:37

 

 

    속절없이(謾吟)

 

    김호연재(金浩然齋 / 여류시인, 1681-1722, 41세)

 

 

  夜靜溪山玉漏長 / 야정계산옥루장

  黃花邑露小庭香 / 황화읍로소정향

  樞星倒嶺雪華散 / 추성도령설화산

  落月盈軒秋色凉 / 낙월영헌추색량

  微酒半醒志氣濶 / 미주반성지기활

  新詩欲動世情忘 / 신시욕동세정망

  自歎自歎身何似 / 자탄자탄신하사

  無樂無悲一醉狂 / 무락무비일취광

 

 

  시내와 산에 밤은 고요한데 시간은 길고

  국화 이슬 머금어 작은 뜰이 향기롭구나

  고개마루 북두칠성 기울어 구름꽃 흩어지고

  지는 달 마루에 가득한데 가을빛 서늘하구나

  좋은 술 반쯤 깨니 지기志氣가 트이고

  새로운 시가 생동하니 세상 뜻 잊노라

  스스로 즐기고 탄식하니 이몸은 무엇인가

  즐거움 슬픔도 없이 취한 한 미치광이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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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온문학』 2020-여름호 <가온을 여는 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