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아버지의 등/ 하청호
검지 정숙자
2024. 11. 26. 01:15
아버지의 등
하청호
아버지의 등에서는
늘 땀 냄새가 났다
내가 아플 때도
할머니가 들아가셨을 때도
어머니는 눈물을 흘렸지만
아버지는 울지 않고
등에서는 땀 냄새만 났다
나는 이제야 알았다
힘들고 슬픈 일이있어도
아버지는 속으로 운다는 것을
그 속울음이
아버지 등의 땀인 것을
땀 냄새가 속울음인 것을
-전문(p.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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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문학』 2024-9월(667)호 <이 시대 창작의 산실/ 대표시> 중에서
* 하청호/ 1943년 영천 출생, 대구에서 성장, 1972년 ⟪매일신문⟫ &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당선, 1976년 『현대시학』 시 부문 추천, 동시집『빛과 잠』『잡초 뽑기』『무릎학교』『초록은 채워지는 빛깔이네』『말을 헹구다』『동시가 맛있다면 셰프들이 화를 낼까』외, 시집『새소리 그림자는 연잎으로 뜨고』『다비茶毘노을』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