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땅에서 하늘로/ 최영화
검지 정숙자
2024. 9. 8. 12:19
땅에서 하늘로
최영화
어릴 때 방에서 타고
마당에서 타던 세발자전거
아이들 자라자 천덕꾸러기 되어
처마 아래 구석진 곳 주차장이다
색 바래 남루한 몰골
세 바퀴 바람 가득 안고
옛 친구 만나 달리고 싶고
같이 지내고 싶다고 소리친다
버리려 대문 밖 들고 나가니
내리막 삐걱거리며 우는 바퀴
아이들 웃음소리 들리는 듯
까까거 까꺼거 크르릉
나무 사이 긴 장대 묶고
동아줄로 그네 걸었다
신나게 하늘로 솟구쳐 오른다
땅에서 하늘로 바뀐
빈 마당
-전문(p.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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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목문학 제6집 『물을 돌리다』에서/ 2024. 7. 30. <파란> 펴냄
* 최영화/ 2017년『문예춘추』 & 2022년 『상징학연구소』로 등단, 시집『처용의 수염』『땅에서 하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