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담쟁이/ 송하선

검지 정숙자 2024. 9. 1. 01:39

 

    담쟁이

 

     송하선

 

 

  담쟁이는

  벽인지 나무인지도 모르고

  한평생 기어오르고 있었네

 

  벽인지 나무인지

  교회의 첨탑인지도 모르고

  무언가 구원의 손길을 찾아

  한평생 기어오르고 있었네

 

  그렇지만 이제

  허위 허위 더는, 힘겨워서 더는

  기어오를 곳이 없게 되었을 때

  담쟁이는 그때 비로소 알았네

 

  그를 구원해 줄 수 있는

  신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전문(p.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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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년간 『미당문학』 2024-하반기(18)호 <신작시> 에서

  * 송하선/ 1938년 전북 김제 출생, 196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 1971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유리벽』외 11권, 저서『시인과 진실』외 13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