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낙엽비/ 박정자

검지 정숙자 2023. 6. 21. 17:46

 

    낙엽비

 

    박정자(경기)

 

 

  아직 어둑어둑한 새벽 길

  산기슭 숲속에 들자

  느닷없이 내리는 비를 맞는다

 

  머리 위로

  어깨 위로

  툭툭 떨어져 내리는

  이슬 젖은 낙엽비!

 

  그 푸르던 시절 뒤로 하고

  우수수 떨어진다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훌훌 자유롭다

 

  그래, 그래다

  때가 되면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가면 되는 거야

    -전문(p.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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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문학』 2023-4월(650)호 <이달의 신작/ 시> 에서

  * 박정자/ 단기 4277년(1944) 충북 영동 출생, 1979, 1987년 월간『신동아』 논픽션 당선, 1994년 월간『한맥문학』 시 당선, 시집『사람의 숲』『꽃탑』1~10권, 『백두민족』『코로나19의 강』 등, 단편소설집『초록색 연가』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