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인_짧은 이야기들(발췌)/ 가족 : 진은영
가족
진은영
밖에선
그토록 빛나고 아름다운 것
집에만 가져가면
꽃들이
화분이
다 죽었다
-전문-
▶ 짧은 이야기들(발췌)_ 김경인/ 시인
철학자 진은영, 문학 상담 교수 진은영, 시인 진은영···. 진은영 마트료시카의 가장 안쪽에는 시인 진은영이 있다. 학창 시절에는 수학을 좋아하여 천문학과나 물리학과 진학을 고려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시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간직해왔다. 졸업 후 동사무소에서 6개월간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시인이 되려면 철학과에 가야 한다는 직장 선배 언니의 말에 다시 공부를 시작해 철학과에 진학했다. 은사는 시인이 되겠다는 그를 걱정 어린 시선으로 보았지만, 1989년 대학에 입학해서 그가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문학동아리였다.
선배의 권유로 진학한 철학과는 시인이 되는 지름길은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적성에 잘 맞아서 한부 졸업 후 그는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러나 시인의 꿈을 버리기는 어려워서 박사과정 입학을 보류하고 당시 김정환 시인이 운영하던 한국문학학교에 다녔다. 그곳에서 그는 평소 좋아하던 최승자 시인과 최승호 시인에게 시를 배웠다.
2000년 『문학과사회』에 「커다란 창고가 있는 집」외 3편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등단작 중 하나였던 「가족」은 그가 처음 입은 슬픔의 의복이 어떠한 상처를 문양 삼아 재단되었는지를 보여준다. (p. 시 166-167/ 론 166)
---------------------
* 『현대시』 2023-3월(399)호 <초대석/ 진은영/ 커버스토리_에세이>에서
* 진은영/ 2000년 『문학과사회』로 등단, 시집『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우리는 매일매일』『훔쳐가는 노래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 김경인/ 시인. 2001년『문예중앙』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