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처서(處暑)/ 송경상
검지 정숙자
2022. 12. 25. 02:45
처서處暑
송경상
그 꽃잎은 언제 떠날지 알았다
오월 어느 봄날에 피었다가
여름에 오지 않은 청춘을 보내고 나서
햇빛이 날 때 이슬을 말리다가
찬 바람 불고 백로白露 오기 전
떠날 때를 알았던 사람
신고 온 신발 가지런히 모아놓고
씨알 몇 톨 바람에 날리며
수원 세 모녀는
세상을 떠났다, 반지하방에서
전입 신고도 없이
-전문(p.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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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 21』 2022-가을(58)호 <신작시> 에서
* 송경상/ 1989년『노동문학』 창간호에 「깨진 그릇도 쓸모가 있다」로 작품활동 시작, 『넝마공동체』에 시 연재, 현재 아시아N <오늘의 시>에 작품을 싣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