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양평강 연가 외 1편/ 이원표

검지 정숙자 2022. 12. 7. 01:42

 

    양평강 연가 외 1편

 

    이원표

 

 

  푸른 하늘이면

  강물도 푸르다

 

  서쪽 하늘이 붉게 노을 지면

  서쪽 강물도 붉게 노을에 잠긴다

 

  깜깜한 하늘이면 깜깜한 강이 되어

  달이 뜨면 달이 뜨고

  별이 지면 별이 진다

 

  기러기 하늘 높이 날면

  강물 깊이 기러기 날고

 

  낙엽이 낮게 떨어지면

  강물은 손 내밀어 낙엽을 만진다

 

  강물에 배를 띄워도 외롭지 않다

  따라오는 배 하나 또 있으니

        -전문(p.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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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평강 합창단

 

    

  양평강 가에서 노래깨나 한다는 가객들이 

  저마다 노래 연습에 한창이다

 

  개나리 울타리에는 병아리가 삐약삐약

  새파란 봄 하늘 종달새는 지지배배

 

  논둑길 따라 붉은 벼슬 뜸부기는 뜸북뜸북

  도토리나무 가지 끝에 뻐꾸기는 뻐국뻐국

 

  석양에 기러기는 기럭기럭

  달빛 아래 귀뚜리는 귀뚤귀뚤

 

  옥천 가는 길가 미루나무에 매미는 맴맴

  양평역 가는 길가 논에는 개구리가 개굴개굴

 

  연초록 모시적삼 여치는 쓰르르르

  중앙선 달리는 화물차는 칙칙폭폭

 

  술 취한 방앗간 조 씨 아저씨

  고향 무정 한 자락 강물에 풀어 넣고 있다

 

  모두 양평강 합창단원이다

    -전문(p. 148-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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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평강』에서/ 2022. 4. 5. <도훈> 펴냄

  * 이원표/ 2021년 계간『시마』로 등단, 두줄시인협회 & 양평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