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우기 혹은 우울 외 1편/ 문효치
검지 정숙자
2022. 11. 30. 01:22
우기 혹은 우울 외 1편
문효치
텅 비어 있는 마당
내 속 같다
어머니 떠나간 자리
먹먹함이 가득하다
비가 내린다
어쩌랴
먹먹함이 젖는다
목에 걸리는
하염없음
어이 하랴
- 전문 (p.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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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
아직은 내 마음속에 계시지만
나 죽으면
나 죽어 먼지가 되면
어머니도 연기처럼 사라지겠지
그리움 흩어져
여기 저기 날기도 하고
숲이나 건물 위에 쌓여 있기도 한
참 비감한 날
-전문(p.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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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과창작』 2021-가을(171)호 <원로 중진 시인 신작시 특집>에서
* 문효치/ 1966년 ⟪한국일보⟫로 등단, 시집『바위 가라사대』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