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단풍나무 한 그루/ 안도현

검지 정숙자 2022. 10. 13. 02:48

 

    단풍나무 한 그루

 

    안도현

 

 

  너 보고 싶은 마음 눌러 죽여야겠다고

  가을산 중턱에서 찬비를 맞네

  오도 가도 못하고 주저앉지도 못하고

  너하고 나 사이에 속수무책 내리는

  빗소리 몸으로 받고 서 있는 동안

  이것 봐, 이것 봐 몸이 벌겋게 달아오르네

  단풍나무 혼자서 온몸 벌겋게 달아오르네

     -전문 (p.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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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과의식』 2022-가을(128)호 <이 계절의 시>에서

  *  안도현/ 1981년 ⟪대구매일신문⟫ &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서울로 가는 전봉준』『바닷가 우체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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